12대중과실교통사고 합의 꼭 해야 할까? 실제 사례는?
12대중과실교통사고 합의 꼭 해야 할까? 실제 사례는?
반갑습니다. 경력 11년차 형사법 전문 변호사 이세환입니다.
우리 법에서는 운전 행위를 하는 모든 이들에게 사고를 예방하고 주의해야 한다는 이른바 ‘운전자 주의의무’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무를 다하지 않은 채 과실로 사고가 발생하면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상죄’가 성립하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문제점이 하나 존재합니다.
아무리 조심해도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는 게 교통사고인데, 이에 연루된 모든 운전자를 처벌하면 너무나도 많은 전과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러한 현상을 방지하고, 피해자에 대한 신속한 회복 촉진을 위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서는 다음과 같은 특례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처벌의 특례) |
② 차의 교통으로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중과실치상죄를 범한 운전자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
따라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대부분의 운전자는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해 피해자와의 합의를 최우선으로 시도하게 됩니다.
그런데, 모든 교통사고가 합의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12대중과실교통사고가 있는데요.
오늘은 12대중과실위반으로 발생한 교통사고에 연루되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되는지, 그리고 합의를 반드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한 번 읽어보시고 궁금한 점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하다면 편하게 연락 주시길 바랍니다.
I 12대중과실이란?
12대중과실이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12가지 중대한 교통법규 위반 행위를 말합니다.
신호 또는 지시 위반
중앙선 침범
속도 위반
앞지르기 또는 끼어들기 방법 위반
철길건널목 통과 방법 위반
음주·약물운전
무면허운전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보도침범
승객 추락 방지 의무 위반
화물 고정조치 위반
어린이보호구역 안전운전 의무 위반
위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앞서 소개한 특례 조항에 해당하더라도 형사처벌을 면할 수 없습니다.
I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요?
12대중과실교통사고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 따라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
단, 12대중과실교통사고 중에서도 일부의 경우 처벌 수위는 훨씬 무겁게 책정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가 있는데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에 따라 다음과 같이 처벌 수위가 다르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어린이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 :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
어린이가 사망한 경우 :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
I 합의를 꼭 해야 하나요?
앞서 잠깐 소개했지만, 12대중과실위반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피해자의 의사와는 관계 없이 형사처벌을 받아야 하는 중범죄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를 포함한 수많은 변호사가 합의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합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에서 규정하고 있는 감경요소에 ‘합의 및 처벌불원 의사’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단, 합의가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섣불리 시도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① 합의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고 트라우마로 인해 가해자와의 만남을 원치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제적으로 접근을 시도하면 합의를 거부할 수 있으며, 이는 곧 선처를 구하는 데 큰 걸림돌로 작용하게 됩니다.
② 가중처벌될 수 있습니다
합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강압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감정적으로 격앙된 모습을 보이면 2차 위협 행위로 간주하고 가중처벌할 수 있습니다.
③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받을 수 있습니다
합의금에는 적정 기준이라는 것이 공식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기에, 자칫 잘못하면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을 요구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합의를 고려하고 있다면 반드시 관련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I 합의 없이 처벌 피할 수 있는 경우도 있나요?
(의뢰인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일부 각색되었습니다)
물론, 합의 없이도 처벌을 피할 수 있는 방법도 존재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제가 진행한 사례 하나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1) 사실관계
의뢰인 김 씨는 늦은 시간까지 야근을 한 후, 집을 가기 위해 자차를 이끌게 되었습니다.
평소라면 규정 속도를 준수했겠지만, 이날은 조금이라도 빨리 귀가하고픈 마음에 과속을 하게 되었다고 하셨죠.
그런데, 차선을 변경하던 중 우측에서 갑작스럽게 나타난 오토바이를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충돌하고 맙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피해자 박 씨는 약 4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게 됩니다.
김 씨는 매우 억울했지만, 수사기관은 김 씨가 제한속도를 준수해야 하는 의무가 있음에도 시속 약 20km 초과하여 진행한 과실을 물어 형사입건했습니다.
이에 따라, 김 씨는 법적 도움을 구하기 위해 저를 찾아오게 됩니다.
2) 조력 방법
저는 이번 사건을 면밀하게 분석하면서 다음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피해자 박 씨가 주행을 시작한 위치와 김 씨가 이동하려 했던 차선 사이에 있던 안전지대를 가로질러 운전한 점
안전지대는 차량 통행이 일반적으로 금지된 구역이기 때문에, 김 씨 입장에서는 그 누구도 안전지대를 횡단하여 자신에게 올 거라고는 예상하기 어려웠던 점
교통사고감정원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사고 회피 불가 추정’ 회신이 온 점
제한속도를 준수했더라도 사고를 피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던 점
이에 따라,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속도위반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하게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속도위반이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면 김 씨는 종합보험에 가입된 상태였기 때문에 「교통사고처리특례법」제4조에 따라 처벌할 수 없다는 점을 알렸습니다.
3) 결과
재판부는 이번 사건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였습니다.
12대중과실위반으로 무거운 처벌이 내려질 수 있던 상황이었지만, 변호인의 정확한 대처 끝에 합의 없이도 좋은 결과를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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